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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1 20:40:38

감자(소설)

1. 개요2. 줄거리3. 기타

1. 개요

김동인 단편소설로 1925년 1월 조선문단에 발표했다.

제목이 감자이기는 하지만 이는 Potato가 아닌 고구마를 의미한다. 원래 옛 한국어에서는 감자(Potato)는 저(藷) 혹은 북저(北藷)라 불렀고 고구마(sweet potato)를 달콤한 저, 즉 감저(甘藷)라고 불렀다. 따라서 한국어의 사투리 가운데는 감자가 고구마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1]

꿈도 희망도 없이 암울한 전개만 펼쳐지므로 이런 내용에 내성이 없다면 읽지 않는것을 추천한다.

2. 줄거리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사꾼 집안의 딸인 복녀(福女)는 나름대로의 도덕심을 가진 소녀다. 15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80원이라는 돈에 팔려 20년이나 연상인 동네 홀아비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그러나 복녀의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복녀의 남편이 극도로 게을렀기 때문이다. 애초에 남편이 복녀를 사온 80원도, 그가 물려받았던 유산을 흥청망청 쓰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이었다. 복녀 부부는 어느 집 행랑살이를 했는데, 열심히 일하는 복녀와 달리 남편은 빈둥거리기만 했다.

복녀가 남편의 게으름에 화가 나 "볏섬이라도 치워달라"고 남편을 채근하지만, 남편은 되려 적반하장으로 "당신이 하라"고 화를 내는 바람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집에서 쫓겨난다. 복녀의 남편은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처가에서조차 인심을 잃게 되었고,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평양성 칠성문 밖 빈민굴로 쫓겨난다. 그곳에서 복녀 부부는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칠성문 주변에 송충이들이 들끓자 관청에서는 빈민구제사업을 위해 송충이 잡는 일손을 모집한다. 제법 큰 일당을 주는 일이었기에 복녀도 지원했고, 운 좋게도 뽑히게 되어 그 일을 하게 된다. 복녀는 열심히 송충이를 잡았지만, 대충대충 일하면서도 감독들과 어울리며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자들을 보게 되었다. 어째서 그런지 의아했는데, 그녀들은 감독에게 성매매를 하고 있었다. 복녀 또한 오래지 않아 감독의 눈에 띄어 그에게 성매매를 하게 되었고, 기존에 지니고 있던 도덕관념과의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감독뿐 아니라 아무에게나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면서 기존에 있던 도덕심마저 무너졌다.

어느 날 밤에 중국인 왕서방 고구마 밭에서 고구마 서리를 하던 복녀는 왕서방에게 들키지만, 그의 마음에 들어 그 뒤로 그와 불륜을 하면서 돈을 받는다. 남편 역시 복녀가 왕서방과 하룻밤을 지낼 때마다 큰 돈을 만지게 되었기 때문에 그녀의 그런 외도를 묵인한다.

그러던 어느 날, 왕서방이 한 처녀를 신부로 들여 혼인을 하자, 복녀는 질투심에 왕서방의 신혼방에 을 들고 찾아가 두 사람을 협박한다. 결국 몸싸움 끝에 오히려 복녀가 낫에 찔려 사망하고, 왕서방은 복녀의 남편과 한방의사에게 뇌물을 건네주고는 복녀가 뇌일혈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해 사건을 무마하기로 한다. 복녀의 시신은 이후 공동묘지로 실려가 매장된다.

3. 기타

사실상 왕서방과 복녀 사이의 육체관계는 어디까지나 돈으로 맺어진 단순 매춘행위에 가까웠기 때문에, 정황상 복녀가 왕서방의 새 아내에게 질투를 느낄 이유는 없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위치가 위협받아 돈줄이 끊길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복녀의 반응 묘사를 보면 남편과의 사이에 별 감정이 없는 상황에서 왕서방에게 비틀린 형태로라도 어떤 각별함은 존재했다고 해석할 여지도 있을 듯하다.

그래서인지 왕서방이 결혼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다른 여자들이 복녀에게 "이제 복녀 질투하겠네?"라고 놀려댔는데, 복녀는 "내가 왜 질투를 하냐"고 맞받아치면서도 약간 시무룩했다는 언급이 잠깐 나온다. 다만 언급은 딱 거기까지라, 그러한 '실망'도 돈 때문인지 사랑 때문인지 밝히지 않고 독자의 해석에 맡긴다.

이 해석(?)을 따른다면 운수 좋은 날 김첨지 츤데레의 시조격이라 부르는 등 한국 고전/근대 소설에 현대 일본 창작물식 모에 요소를 대입하여 멘헤라 코드의 선구적인 작품이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왕서방의 첫날밤에 쳐들어갈 때 얼굴에 분을 바르는데, 이게 겁을 주기 위해서라기보단 나름대로 예쁘게 봐달라며 화장이랍시고 했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손에 들려 있는 낫 때문에 소용이 없었지만. 낫을 안 들고 갔어도 무서웠을 것 같긴 하다.

무기와 주인공의 이름으로 보아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 직접 영향을 주었다. 복녀/복남이라든가 무기로 낫을 쓴다든가. 큰 줄거리는 다르지만 말이다.

1968년에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 감독, 박노식, 허장강, 윤정희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1987년에는 변장호 감독이 강수연, 김인문, 이대근 주연으로 다시 한 번 영화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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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이건 한국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스페인어, 영어 등에서도 그랬다. 각 문서 참조.